″``°☆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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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이승희-식탁의 목적, 물컵**
Candlelight-Carl Doy 식탁의 목적, 물컵 ◇이승희◇ 너무 먼 끝은 끝이 아니어서 식탁 끝에 앉아 있는 당신은 내게 없는 사람. 나는 물잔을 쓰러트린다. 물이 흘러가지 못하고 해안선처럼 머뭇댄다고 편지를 쓴다. 편지들이 식탁을 지나는 동안 식물들은 골목마다 나와서 햇살에 몸을 늘인다. ..
2014.11.03 -
**[시있는 아침]김사인-노숙**
노 숙 -김사인- 헌 신문지 같은 옷가지들 벗기고 눅눅한 요 위에 너를 날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 생기 잃고 옹이 진 손과 발이며 가는 팔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 보이는구나 미안하다 너를 부려 먹이를 얻고 여자를 안아 집을 이루었으나 남은 것은 진땀과 악몽의 길뿐이다 또다시 낯..
2014.11.03 -
**[시있는 아침]진은영-세상의 절반**
세상의 절반 ◇진은영◇ 세상의 절반은 붉은 모래 나머지는 물 세상의 절반은 사랑 나머지는 슬픔 붉은 물이 스민다 모래 속으로, 너의 속으로 세상의 절반은 삶 나머지는 노래 세상의 절반은 죽은 은빛 갈대 나머지는 웃자라는 은빛 갈대 세상의 절반은 노래 나머지는 안 들리는 노래 ---..
2014.10.29 -
**[시있는 아침]이태선-바윗돌 깨뜨려 바윗돌
바윗돌 깨뜨려 바윗돌 ◎이태선◎ 철길 옆에 세워 두고 데리러 가지 못하고 부슬비가 오면 또 부슬비 속에 세워 두고 여름 아침 문득 등꽃 냄새 사그라지고 있어 등꽃 그늘에 세워 두고 전나무 길을 달리다 떨어지는 잎들 브러시로 밀어내고 밀어낸 잎잎 그 사이사이에 또 세워 두고 현관..
2014.10.28 -
**[시있는 월요일]김종철-국밥처럼 뜨거운 생명**
국밥처럼 뜨거운 생명 ◇김종철◇ 퇴원이다 안녕 안녕 덕담하며 병원 문턱을 넘었다 몸 버리면 세상을 잃는다는 일상의 처방전 잘있다. 괜찮다고 나는 사인했다 월요일 젖은 몸 말리고 급히 지퍼 올리다가 목에 걸린 뜨거운 국밥 한 그릇 생명은 한순간 뜨겁다 - 김종철作 <안녕>- ------..
2014.10.28 -
**[詩있는 아침]박후자-그네**
그 네 -박후자- 눈은 멀리 보고 발은 힌차게 내밀어라 어릴 적 그네타기 무서워 움츠리는 내게 어머니가 하신 말씀 오늘 느려지는 生의 그네 줄을 잡고 아직도 앞만 보이는 눈과 떨리는 다리로 발을 구르네요 어머니 어쩌면 좋을 까요 한 번도 닿아보지 못한 저 푸른 하늘을. ------------------..
2014.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