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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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조유자-진광불휘(眞光不輝)**
진광불휘(眞光不輝) -조유자- 진짜 빛나는 것은 화려하지 않게 빛나느니 명상으로 얻어진 깨달음 내 인생의 좌표이어라 화려함은 꾸밈의 결과요 참 삶의 목적 아니느니 남에게 보이기 위한 빛 보다 미덕으로 충만한 겸손이여 은은한 촛불처럼 따스한 불빛 빛나지 않는 조연과 같이 참 된 ..
2014.06.09 -
**[詩있는 아침]김후란-소 망**
소 망 -김후란- 생애 끝에 오직 한 번 화사하게 꽃이 피는 대나무처럼 꽃이 지면 깨끗이 눈 감는 대나무처럼 텅 빈 가슴에 그토록 멀리 그대 세워 놓고 바람에 부서지는 시간의 모래톱 벼랑 끝에서 모두 날려버려도 곧은 길 한 마음 단 한 번 눈부시게 꽃 피는 대나무처럼 -----------------------..
2014.06.09 -
**[詩있는 아침]길상호-물끄러미**
물끄러미 -길상호- 물끄러미 라는 말 한 꾸러미 너희들 딱딱한 입처럼 아무 소리도 없는 말 마른 지느러미처럼 어떤 방향으로도 몸을 틀 수 없는 말 그물에 걸리는 순간 물에서 끄집어낸 순간 덕장의 장대에 걸려서도 물끄러미, 겨울바람 비늘 파고들면 내장도 빼버린 뱃속 허기가 조금 ..
2014.06.07 -
**[詩있는 아침]정의홍-저물녘**
저물녘 -정의홍- 세월이 허리에 걸려 구부정하게 등 굽은 할머니 키보다 더 큰 폐지 묶음을 끌고 건널목을 건너는데 빨간 신호로 바뀐 지 오래건만 아직 반도 못 건넜다 위태위태하다 일 킬로에 백 사십 원 십 킬로에 천 사백 원 시장 안 강화식당 된장백반은 오천 원 저녁 밥 값은 벌었는..
2014.06.05 -
**[詩있는 아침]정혜숙-6월**
6월 -정혜숙- 논물이 그려놓은 진경산수화 한 폭을 왜가리 날개 접어 사뿐히 내려앉더니 잽싸게 낚아채 버린다 구겨진 고요 한 점 여름을 들어 올리는 노고지리 높은 음계에 감자밭 화답하듯 이랑마다 흰 꽃이다 들녘은 숨 가쁜 소리 밀 보리 익는 소리 -----------------------------------------------..
2014.06.04 -
**[詩있는 아침]임동윤-허묘(墟墓)**
허묘(墟墓) -임동윤- 그 바닷가에는 시신 없는 무덤이 많다 얼마나 버려두었는지 나무와 풀뿌리가 엉켜 있다 밤이면 별들이 내려와 죽은 자의 내력을 캐묻지만 아무도 태풍에 휩쓸려간 이름들을 불러내진 못한다 뼛조각 하나 없이 급조한 봉분들, 빗물에 끝없이 쓸려가 벌겋게 속살을 드..
2014.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