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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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있는 아침]이시영-2호선**
2호선 -이시영- 가난한 사람들이 머리에 가득 쌓인 눈발을 털며 오르는 지하철 2호선은 젖은 어깨들로 늘 붐비다 사당 낙성대 봉천 신림 신대방 대림 신도림 문래 다시 한 바퀴 내선순환을 돌아 사당 낙성대 봉천 신림 가난한 사람들이 식식거리며 콧김을 뿜으며 내리는 지하철 2호선은 더..
2014.06.18 -
**[시있는 아침]허형만-영혼의 눈**
영혼의 눈 ○허형만○ 이태리 맹인가수의 노래를 듣는다. 눈먼 가수는 소리로 느티나무 속잎 틔우는 봄비를 보고 미세하게 가라앉는 꽃그늘도 본다. 바람 가는 길을 느리게 따라가거나 푸른 별들이 쉬어가는 샘가에서 생의 긴 그림자를 내려놓기도 한다. 그의 소리는 우주의 흙 냄새와 ..
2014.06.16 -
**[詩있는 아침]엔첸스베르거-사과에 대한 만가**
사과에 대한 만가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 여기 사과가 놓여 있었고 여기 식탁이 있었다 저것은 집이었고 저기는 도시였다 여기 대륙이 잠들어 있구나. 저기 저 사과가 지구란다 아름다운 별이지 저 별에는 사과가 있었고 사과를 먹는 사람들이 살았단다. ------------------------------..
2014.06.16 -
**[詩있는 아침]복효근-타이어의 못을 뽑고**
타이어의 못을 뽑고 ◇복효근◇ ( … )타이어에 박힌 못을 함부로 잡아 뽑아버리고서 알았다 빼는 그 순간 피식피식 바람이 새어나가 차는 주저앉고 만다 사는 일이 더러 그렇다 가슴팍에 대못 몇 개 박아둔 채 정비소로 가든지 폐차장으로 가든지 갈 데까지는 가는 것 갈 때까지는 가야 ..
2014.06.14 -
**[詩있는 아침]박희선-벙어리 동백**
벙어리 동백 -박희선- 몇 해 전 어느 봄날 나이 어린 동백신부가 산골로 시집을 왔네 얼굴 예쁜 동백신부는 반벙어리 온몸에서 소금 냄새가 났네 갈매기 울음도 묻어 있었네 주막집 놀음판에 간 신랑은 자정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고 동백신부 혼자 외롭게 흙벽에 제 그림자와 함께 기다리..
2014.06.12 -
**[詩있는 아침]김남주-창살에 햇살이**
창살에 햇살이 -김남주- 내가 손을 내밀면 내 손에 와서 고와지는 햇살 내가 볼을 내밀면 내 볼에 와서 다스워지는 햇살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자꾸자꾸 자라나 다람쥐 꼬리 만큼은 자라나 내 목에 와서 감기면 누이가 짜준 목도리가 되고 내 입술에 와서 닿으면 그녀와 주고받고는 했던 ..
2014.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