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
**[詩있는 아침]박태일-사 막**
사 막--- -박태일- 게르는 둥글다 게르에선 발소리도 둥글다 게르 앞에서 아이가 돌멩이를 굴린다 둥글게 금을 긋고 논다 아이 얼굴도 둥글다 햇볕에 씹혀 검고 마른 꽃을 잔뜩 심었다 아이는 여자로 잘 자랄 수 있을까 더위를 겉옷인 양 걸친 양떼 헴헴헴 게르 앞을 지나간다 슬픔을 둥글..
2014.07.06 -
**[詩있는 아침]정희성-곰삭은 젓갈 같은**
곰삭은 젓갈 같은 -정희성- 아리고 쓰린 상처 소금에 절여두고 슬픔 몰래 곰삭은 젓갈 같은 시나 한 수 지었으면 짭짤하고 쌉싸름한 황석어나 멸치 젓갈 노여움 몰래 가시도 삭아 내린 시나 한 수 지었으면 ---------------------------------------------------------- ▶정희성=(1945~ )동아일보 신춘문예 ..
2014.07.01 -
**[시있는 아침]임애월-사막의 달**
사막의 달 -임애월- 어디에나 길은 있지만 어디에도 빛은 보이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흐르던 물줄기들이 건조하게말라붙어 그 바닥이 드러날 때 잃어버린 물줄기의 맥을 찾아 나는 타클라마칸의 사구로떠난다 물기 하나 없이 서걱이는 모래산맥 너머로 오래 전 잃어버린빛들을 ..
2014.06.30 -
**[詩있는 아침]마종기-자장가**
자장가 ○마종기○ 어릴 때 어머니가 들려주신 자장가, 그 노래 너무 슬프게만 들려서 자주 나는 어머니 등에 기댄 채 울었다지요. 잠 대신 등에 기대어 울고 있는 아들이 왜 그리 심약한지 걱정이 크셨다지요? (…) 오늘은 나를 겨우 알아보시는 어머니께 피곤한 어깨 만져드리며 작게 불..
2014.06.30 -
**[詩있는 아침]이대의-풀의 손**
풀의 손 ○이대의○ 풀에도 손이 있는 것을 몰랐다 자주 지나치면서 무심하게 돌아서고 하잘것없어 그냥 스쳐 지났던 길가의 풀 그 풀의 손을 잡을 줄 몰랐다 눈 내리고, 얼어붙은 비탈길 그곳에서 풀의 손을 보았다 그곳에서 풀이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가까이 있기에 무심했고 ..
2014.06.29 -
**[詩있는 아침] 김선우-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김선우-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 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
2014.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