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가슴의― 詩(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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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단]서화성-그녀들, 하녀들에 빠지다**
그녀들, 하녀들에 빠지다 ◆서화성◆ 햇살마저 살얼음처럼 살벌해진 8월, 공간소극장 외로이 거리를 지키는 파수꾼처럼 그 곳에는 한 남자와 세 여자가 산다 바람마저 죽어버린 그 곳에서 그녀들은 밤마..
2015.09.01 -
**[가슴의 시]최문자-어머니**
Mother of Mine - Paul Mauriat Orchestra 어머니 ◆최문자◆ 알고 있었니 어머니는 무릎에서 흘러내린 아이라는 거 내 불행한 페이지에 서서 죄 없이 벌벌 떠는 애인이라는 거 저만치 뒤따라오는 칭얼거리는 막내라는 거 앰뷸런스를 타고 나의 대륙을 떠나가던 탈옥수라는 거 내 몸 어디엔가 빈방..
2015.09.01 -
**[가슴의 시]고현혜-집으로**
집으로 ◆고현혜◆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세요. 그대 집에 죽어가는 화초에 물을 주고 냉기 가득한 그대 부엌 큰솥을 꺼내 국을 끓이세요. 어디선가 지쳐 돌아올 아이들에게 언제나 꽃이 피어 있는 따뜻한 국이 끓는 그대 집 문을 열어주세요. 문득 지나다 들르는 외로운 사람들에게 당..
2015.08.26 -
**[국제시단]김수환-빈집**
빈 집 ◇김수환◇ 목욕탕, 플라스틱 팔걸이의자 앞에 팔순 아비 몸을 씻는 육순 아들 분주하다 앙상한 생의 저녁에 멈칫대는 저 손길 황소바람 숭숭 뚫는 해지고 닳은 남루 굽은 기둥 서까래들, 힘 부치는 오두막 까무룩 잠기는 어둠 몇 겹이나 깊어졌나 뉘신지 참 고맙소만, 고물거리는 ..
2015.08.26 -
**[국제시단]이윤길-몽유해원도**
Gene (Violin & Cello) - Joe Hisaishi. 몽유해원도 ◆이윤길◆ 바다가 가슴 펴 이별을 자정하는 걸 항해는 시원의 품속이란 것 알았다 우주를 건너온 별빛 뱃전 스며들어 난바다 통과한 그리움 쟁이게 하고 남태평양 산호 모래알은 선지자처럼 찬란한 비늘 반짝거리며 흔들리는데 미크로네시아 시..
2015.08.21 -
**[가슴의 시]마종기-나이 든 고막**
< Serenade To Summertime - Paul Mauriat 나이 든 고막 ◆마종기◆ 싱싱하고 팽팽한 장구나 북같이 소리가 오면 힘차게 나를 불러주던 고막이 이제는 곳곳에 늙은 주름살만 늘어 느슨하게 풀어진 채 소리를 잘 잡지 못한다. 나이 들어 윤기도 힘도 빠진 한 겹 살, 주위에서는 귀 검사를 해보라고 ..
2015.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