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가슴의― 詩(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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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단]안민-고립국 - 그늘의 내부**
고립국-그늘의 내부 ◈안 민◈ 한 걸음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틈새로 먼저 당도하는 짙은 바람 고립된 곳에서 태어난 아이, 울음이 선로를 서성이고 병인病人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어딘가로 실려 간다 규칙적으로 당도하고 출발하는 조각난 음률들, 먼 미래와 가까운 과거가 착란처럼 ..
2016.07.20 -
**[가슴의 시]1송경동-먼저 가는 것들은 없다**
먼저 가는 것들은 없다 ◈송경동◈ 몇 번이나 세월에게 속아보니 요령이 생긴다 내가 너무 오래 산 계절이라 생각될 때 그때가 가장 여린 초록 바늘귀만 한 출구도 안 보인다고 포기하고 싶을 때, 매번 등 뒤에 다른 광야의 세계가 다가와 있었다 두 번 다시는 속지 말자 그만 생을 꺾어버..
2016.07.19 -
**[가슴의 시]나태주-시**
시 ▣나태주▣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음속에 시 하나 싹텄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 -----------..
2016.07.11 -
**[국제시단]권상원-오이냉국**
오이냉국 ◎권상원◎ 쇠응달 바위 틈새 찬 샘물 길어다가 오이채 불린 미역 새콤달콤 버무리면 한낮의 불볕더위도 놋대접에 녹는다 냉국에 꽁보리밥 풋고추 된장 찍어 찐 감자 한입에다 묵은지 한두 조각 달빛에 익은 노각이 입가에서 웃는다 ----------------------------------------------------------..
2016.07.11 -
**[국제시단]박영-그저 무심히**
저 무심히 ◈박 영◈ 집 근처 세탁소 아저씨 점점 줄어드는 세탁물 대신 자기를 세탁기에 넣어 돌렸을까 구겨진 얼굴 다리미로 열심히 펴고 있다 힐끔 쳐다보면 빳빳한 얼굴 표정이 없다 세탁물을 맡기면 알아도 모르는 척 몰라도 아는 척 적당히 거리를 두고 옷에 대한 기억만 차곡차곡 ..
2016.07.06 -
**[가슴의 시]박노정-슬하**
슬 하 ◈박노정◈ 아래만 어찌 슬하겠는가 공중에서 내려주는 송이 눈도 슬하 주루룩 비 내리는 오후도 슬하 별빛 내리는 시간에 어미 소도 새끼를 쳤다 살펴보면 슬하 아닌 것이 없다 슬하 축복, 축복 슬하를 하루 내내 외쳤다 --------------------------------------------------------------- ▶박노정=(1..
2016.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