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가슴의― 詩(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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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의 시]김광규-홉스굴 부근**
홉스굴 부근 ◈김광규◈ 타이가 산 중턱에 올라와 이발소 풍경화처럼 눈에 띄는 남청색 물빛을 내려다봅니다 해발 1천 5백 미터 고원에 고여 있는 시간의 색깔이 하늘을 바라보면서 하루에 몇 번씩 천천히 바뀝니다 야생화 만발한 산록 초원에서 온종일 풀을 뜯는 양 떼들 측백나무 숲 위..
2016.05.03 -
**[국제시단]강신구-고향의 봄**
고향의 봄 ◈강신구◈ 갈 날을 아셨던가 무덤을 사라더니 오월 아늑한 날 편하게 누우셨다 해마다 아카시아꽃 찔레꽃이 피는데 늘 곁에 계시는 듯 오늘도 전화 올까 지난밤 꿈자리가 뒤숭숭하다면서 물가에 아기가 놀듯 눈을 박고 지낸다 올 해는 새 사람을 데리고 인사 간다 살구꽃 피..
2016.05.02 -
**[가슴의 시]송찬호-냉이꽃**
Yesterday - Giovanni Marradi 냉이꽃 ◈송찬호◈ 박카스 빈 병은 냉이꽃을 사랑하였다 신다가 버려진 슬리퍼 한 짝도 냉이꽃을 사랑하였다 금연으로 버림받은 담배 파이프도 그 낭만적 사랑을 냉이꽃 앞에 고백하였다 회색 늑대는 냉이꽃이 좋아 개종을 하였다 그래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
2016.05.02 -
**[국제시단]김정수-산벚꽃**
산벚꽃 ◈김정수◈ 정오에 꽁지머리 달랑대는 물음표 바람의 계산법은 도무지 알 수 없어 이제는 엷은 꽃잎을 하늘에다 내거는 일 당신이 내 곁에 와 헤프게 구걸할 때 사월 훔친 도벽사 새하얀 거짓말들 흰 구름 눈치도 없이 가다 말고 머뭇대다 햇살이 화려체로 필사하는 봄 문장 산비..
2016.04.25 -
**[국제시단]김정권-낙엽 지는 풍경**
낙엽 지는 풍경 ◈김정권◈ 대관령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다 얼핏 눈에 띈 풍경 불량해 보이는 한두 가랑잎 뉴우튼의 법칙에 한 방 먹이는 놈 증기기관차 소리를 내는 놈 막힌 길처럼 하늘을 보게 만드는 놈 추락을 비상의 기회로 삼는 놈 가장 높이 떠서 수평선 저 멀리 다가오는 봄을 ..
2016.04.25 -
**[가슴의 시]최명길-늦봄**
늦 봄 ◈최명길◈ 도꼬마리 털게다리가 물푸레나무 둥치를 타고 기어오른다. 보슬비 내린 후 적막강산 지나 쪽박넝쿨도 댕댕이덩굴도 두어 뼘 -------------------------------------------------------------- ▶최명길=(1940~2014) 강릉 출생 1975년 ‘해역에 서서’, ‘자연서경’, ‘은유의 숲’ 등으로 현..
201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