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아침의― 詩(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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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이선형-침 묵**
침 묵 / 이선형 관목 가지 옆 지나갈 때 고요한 하늘 멧새 두어마리 옆나무 가지로 옮겨 갑니다 가슴 속 불빛을 안고 가볍게라는 말보다 더 가볍게 저 깃털같은 것이라 하여 고통이 없겠는가 생각했습니다 -시집 '밤과 고양이와 벚나무'에서- --------------------------------------------------------------..
2013.07.06 -
**[아침의 시]박후기-자반고등어**
자반고등어 -박후기- 가난한 아버지가 가련한 아들을 껴안고 잠든 밤 마른 이불과 따끈따끈한 요리를 꿈꾸며 잠든 밤 큰 슬픔이 작은 슬픔을 껴안고 잠든 밤 소금 같은 싸락눈이 신문지 갈피를 넘기며 염장을 지르는, 지하역의 겨울 밤 - 시집 '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에서- ------------..
2013.06.30 -
**[아침의 시]유홍준-저수지는 웃는다**
Le temps d'un ete (여름날의 추억)-남택상 저수지는 웃는다 / 유홍준 저수지에 간다 밤이 되면 붕어가 주둥이로 보름달을 툭 툭 밀며 노는 저수지에 간다 요즈음의 내 낙은 저수지 둑에 오래 앉아 있는 것 아무 돌멩이나 하나 주워 멀리 던져보는 것 돌을 던져도 그저 빙그레 웃기만 하는 저수..
2013.06.26 -
**[아침의 시]김윤이-비 어(秘 語)**
비 어(秘 語) / 김윤이 온종일 지친 구두를 끌고 돌아온 날 어머니는 저녁 밥상에 생선하나를 올려놓으셨다 짭조름한 비린내가 식욕 돋웠다 자분자분 뒤집는 젓가락질에 비로소 드러나는 눈부신 속살,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없이 그저 하얀 이밥 위에 생선살을 올려주셨다 그날 밤, 나는 ..
2013.06.19 -
**[아침의 시]원무현-감자를 먹는 저녁**
감자를 먹는 저녁 -원무현- 대처에 나간 자식들 모여서 방금 쪄낸 감자를 먹는다 둥글둥글 실한 수확물이 김을 뿜어낸다 척박한 땅이지만 올망졸망 어린 것들 더우나 추우나 내 몸인 듯 건사한 흙의 뜨거운 호흡이 백열등 불빛 아래서 꿈틀거린다 어머니가 치마를 끌어내려 정맥이 불거..
2013.06.05 -
**[아침의 시]새뮤얼 T.콜릿즈-그렇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어떻게 될까? / 새뮤얼 T.콜릿즈 만일 네가 잠들었다면? 그 잠 속에서 꿈을 꾸었다면? 그 꿈속에서 하늘에 올라가 이상하고 아름다운 꽃을 꺾어 들었다면? 만일 네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 꽃이 네 손에 들려 있다면? -시집 '천국으로 가는 시'에서- -----------------------------------------..
2013.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