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아침의― 詩(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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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서규정-뿌리 깊은 나무들은 거꾸로 선다**
뿌리 깊은 나무들은 거꾸로 선다 / 서규정 한 잎 두 잎 떨어진 노란 은행잎처럼 손바닥을 쫙쫙 펴고 가을 지나 겨울나라로 모두모두 가고 있다 함께 간다는 기쁨이 너무 커 삶은 얼마나 뜨거워야 얼음이 되는지 봄은 또 아지랑이로 기다리고 있는지 조심조심 가는 손떨림만으로 이 흙 이 ..
2012.07.17 -
**(아침의 시)신 진-시장골목**
시장골목 / 신진 시장 길에서 모르는 사람과 어깨 부딪히기 즐거운 일이다. 부딪히면서 부딪히는 걸 잊는다 모른 사람끼리 어깨 비키기 또한 즐거운 일이다. 아슬아슬 어깨 비키며 비켜가는 줄 모른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과 나는 함께 깨끗이 닦은 버섯들이 입맞추는 모습 보았다 몸 잘 ..
2012.07.16 -
**(아침의 시)문인수-장미란**
장미란 / 문인수 장미란 뭉툭한 찰나다. 다시는 불러 모을 수 없는 힘, 이마가 부었다. 하늘은 이때 징이다. 이 파장을 나는 향기라 부른다. 장미란, 가장 깊은 땅심을 악물고, 악물고 빨아들인 질긴, 긴 소리다, 소리의 꼭대기에다 울컥, 토한 한 뭉텅이 겹겹 파안이다. 그 목구멍 넘어가는 ..
2012.07.15 -
**(아침의 시)천양희-단 한번**
단 한번 / 천양희 눈먼새는 일생에 단 한 번 눈을 뜨고 죽는다는데 백조는 일생에 단 한 번 아름다운 소리로 울다 죽는다는데 가시나무새는 가시에 가슴을 찔리면서 일생에 단 한 번 울다 죽는다는데 일생에 단 한 번 번식하는 게도 있다는데 일생에 단 한 번도 날지 않는 새가 있다는데 ..
2012.07.13 -
**(아침의 시)유종인-부여 옛날 국수집**
부여 옛날 국수집 / 유종인 흰 버들가지 같은 면발들 건조대에 내걸렸다 저 안에서 어떤 허기가 수렴청정하듯 배부른 말을 가르치실까 옛날에 나는 오늘을 살 줄 알았을까 보다 옛사람도 출출하여 오늘을 다 못 사셨을까 보다 뱃구레가 꺼져버린 지 언젠데 출출함은 죽음도 내치지 못한 ..
2012.07.12 -
**(아침의 시)동길산-꽃 몸살**
꽃 몸살 / 동길산 꽃은 피면 핀다고 아프고 지면 진다고 아프다 손을 대어 짚어 보아라 절절 끓는 이 뜨거움 꽃이 뜨거운 것이냐 손이 뜨거운 것이냐 피는 꽃 짚어 보느라 지는 꽃 짚어 보느라 몇 발짝 걷다간 멈춰 서는 뜨거운 봄날 -'작가와 사회' 2012년 여름호에서- +++++++++++++++++++++++++++++..
2012.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