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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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란-수국꽃 피거든**
♧수국꽃 피거든♧ / 최정란 꽃 한 송이가 마음 하나라면 저 많은 작은 꽃들이 모여 한 개의 알처럼 두근거리자면 몇 개의 마음을 주먹밥처럼 뭉쳐야 하는지 환하고 둥그런 저 설레임이 모서리를 자르며 입은 상처들을 꾹꾹 뭉쳐 놓은 것이란 말인지 하나의 마음도 주체하지 못해서 들었..
2012.11.22 -
**[아침의 시]정현종-날아라 버스야**
날아라 버스야 / 정현종 내가 타고 다니는 버스에 꽃다발을 든 사람이 무려 두 사람이나 있다! 하나는 장미-여자 하나는 국화-남자. 버스야 아무데로나 가거라. 꽃다발 든 사람이 둘이나 된다. 그러니 아무데로나 가거라. 옳지 이륙을 하는구나! 날아라 버스야, 이륙을 하여 고도를 높여가..
2012.11.22 -
**[아침의 시]신정민-티벳만행**
티벳만행 / 신정민 그리운 사람의 옷을 먼 호수까지 걸어가 적셔본 적 있는가 그 옷의 물기로 입술을 적시고 간절한 그리움을 달래어 본 적 있는가 그리움 없이 사는 건 죽은 것이다 사람이 그리우면 티벳에 가라 잃어버린 시간이 있다면 티벳에 가라 그리움은 빙하가 되어 흐르고 안타까..
2012.11.21 -
**[아침의 시]최정란-욕**
욕 / 최정란 그가 휴대전화를 통해 침입한다. 수화기를 드는 순간 막무가내로 벌겋게 달아오른 쇠꼬챙이가 밀고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라는 최소한의 전희도 없이 검은 정액이 쏟아져 들어온다. 무방비의 왼쪽 귀가 유린당하는 동안, 달팽이관 아래 빈 자궁이 배란기를 맞는다. 씻고 잊..
2012.11.19 -
**[아침의 시]이현우-단 풍**
Come September - Billy Vaughn 단 풍 / 이현우 운문령 기슭에 가을이 오면 어느 꽃이 이보다 더 고우랴. 불혹을 한참 지나는 동안 그저 흔한 잎새인 줄 여겼는데 타다 남은 가슴을 마저 다 태워 한없이 아프게 물들어 가는 우리네 어머니들 삶의 이야기. 가시나무 수풀을 헤치고 나와 만산(萬山) 가..
2012.11.16 -
**[아침의 시]이형기-분 수**
분 수 / 이형기 너는 언제나 한순간에 전부를 산다. 그리고 또 일시에 전부가 부서져 버린다. 부서짐이 곧 삶의 전부인 너는 모순의 물보라 그 속에 하늘을 건너는 다리 무지개가 서 있다. 그러나 너는 꿈에 취하지 않는다. 열띠지도 않는다. 서늘하게 깨어 있는 천 개 만 개의 눈빛을 반짝..
2012.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