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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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김재진-낙산을 걷다**
낙산을 걷다 / 김재진 생이 아플 무렵 낙산을 걷는다. 조금 헐렁한 신발과 멀리 있는 그리움과 걷다가 자주 쉬는 약한 무릎 데리고 시린 이빨같이 생이 흔들리는 날 낙산을 걷는다. 물들어도 물들지 않는 내 안의 잎들과 끝내 안아보지 못한 슬픈 어깨와 적막이 깊어 더 내려가지 못한 돌..
2012.10.27 -
**[아침의 시] 이대흠-아름다운 위반**
아름다운 위반 / 이대흠 -시집'귀가 서럽다'에서- +++++++++++++++++++++++++++++++++++++++++++++++++++++++++++++++ ▶이대흠=1968년 전남 장흥 출생. 시집 '눈물 속에는 고래가 산다' '상처가 나를 살린다' '물 속의 불' 등. 이대흠 시인은 장흥 촌사람. 깊은 촌사람의 정서가, '행정'이 놓친 틈을 한발 앞서 충..
2012.10.26 -
**[아침의 시]박윤규-아직도 내게**
아직도 내게 / 박윤규 아직도 내게 사랑할 힘이 남아 있는 건 살을 에는 아픔입니다 가을의 시퍼런 강물 내려다 보면 거기 죽어도 죽지 못한 목숨 하나 시퍼렇게 눈 떠 돌아다닙니다 그대에게 드리는 늦가을의 사랑 슬픔도 사랑을 이루는 소중한 부분임을 알고 있습니다 더는 무너지지 않..
2012.10.25 -
**[아침의 시]김중일-시월의 전설**
시월의 전설 / 김중일 까만 아스팔트 길이 꿈틀거린다 황금비늘로 수놓은 갑옷을 입고 길은 용이 되어 승천을 준비한다 바람이 모질수록 은행잎은 장렬하다 추락하는 것이, 이토록 처절한 것이 눈부시게 반짝이는 때깔이 되어 수천 깃발 흔드는 신내림이 되어 태고의 전설을 부활시킨다 ..
2012.10.23 -
**[아침의 시]박옥위-그 릇**
그 릇 / 박옥위 뜻하시면 그냥 비어있게 해 주십시오 아니면 조금 부족한 듯 채워주십시오 도공이 빚어놓은 채, 빈 그릇입니다 이제 써 주십시오 당신의 그릇으로 그 손길 그 향기에 알맞은 그릇으로 당신의 사랑을 담을 지금 빈 그릇입니다 가난한 식탁에 올려질 밥그릇이거나 목마른 나..
2012.10.18 -
**[아침의 시] 전성호-비**
비 / 전성호 비가 오면 나무들은 물고기가 된다 나무들 본향은 우주 빗방울에 온몸 미대야 똑바로 상승할 수 있지 빗방울을 거슬러 하늘로 솟는 나무들의 날개 버드나무 잎은 버들치 떼를 몰고 밤나무 잎은 정어리 새끼 떼를 몰고 오동나무 잎은 가오리 떼를 몰고, 몰고 비가 오면 모든 나..
2012.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