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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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단]황길엽-가벼워지기**
가벼워지기 ◆황길엽◆ 직선에서 곡선으로 바람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발걸음이 철벅일 때마다 변덕스럽게 흔들어대는 욕망 그 무게만큼 부질없다고 비우면 다시 부풀어 오르는 삶의 무게 가끔 수시로 꺼내보는 사진첩 같은 온전히 내게 주어진 시간 허공으로 풀어지는 바람처럼 쉽게 ..
2015.11.30 -
**[가슴의 시]함명춘-산중여관 1**
산중여관 1 ◆함명춘◆ 마당엔 제비가 낙엽을 쓸고 몇 개인지 모를 방을 옮겨다니며 물고기들이 걸레질을 할 동안 오동나무와 족제비는 아궁이를 지펴 서둘러 밥을 짓는다 뒤뜰에는 장작을 패는 바람의 도끼질 소리 혹시나 오늘은 어느 객이 찾아오려나 주인인 듯한 허름한 옷차림의 산..
2015.11.30 -
**[국제시단]이희철-흐르는 물 위에 집짓기1**
흐르는 물 위에 집짓기 1 ◆이희철◆ 창가에 화분을 두고 조 선생이 *"물 줬데이", 그런다. 아무도 돌보지 않아 죽어버린 나무, 버리려다 물을 주어 다시 잎을 틔운 나무, 어디서 흘러온 것인지 모른다, 이름도 모른다. 물 안 주어 죽어간 나무라 서로가 물을 너무 자주 줄까 마음이 쓰여 가..
2015.11.23 -
**[가슴의 시]김영랑-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김영랑◆ 내 마음의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돋쳐 오르는 아침 날 빛이 빤질한 은결을 도도네. 가슴엔 듯 눈엔 듯 또 핏줄엔 듯 마음이 도른도른 숨어 있는 곳 내 마음의 어딘 듯 한 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일러스트/박상훈 ---------------------------..
2015.11.23 -
**[행복한 시]<018>김형영-모기**
모 기 -김형영- 모기들은 날면서 소리를 친다 모기들은 온몸으로 소리를 친다 여름밤 내내 저기, 위험한 짐승들 사이에서 모기들은 끝없이 소리를 친다 모기들은 살기 위해 소리를 친다 어둠을 헤매며 더러는 맞아 죽고 더러는 피하면서 모기들은 죽으면서도 소리를 친다 죽음은 곧 사는 ..
2015.11.22 -
**[행복한 시]<019>전동균-여행자**
여행자 ◆전동균◆ 일찍이 그는 게으른 거지였다 한 잔의 술과 따뜻한 잠자리를 위하여 도둑질을 일삼았다 아프리카에서 중국에서 그리고 남태평양의 작은 섬에서 왕으로 법을 구하는 탁발승으로 몸을 바꾸어 태어나기도 하였다 하늘의 별을 보고 땅과 사람의 운명을 점친 적도 있었다 ..
2015.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