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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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361>편덕환-대물림**
명상음악 - 진흙속의 연꽃 대물림 ◇편덕환◇ 연꽃이 떨어지고 나면 연 밭에는 연밥이 가득 꽂혀 있습니다. 나는 쪽배를 요기조기 띄워가며 연밥을 따지요 올해는 예년에 비해 풍년이 들어 많이 따게 되었습니다. 아까부터 우리 아버지께서는 정자나무 아래 등의자에 기대인 채 연밥 따..
2015.01.16 -
**[행복한 시]<355>윤동주-사랑스런 추억**
사랑스런 추억 ◇윤동주◇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艱辛)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 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
2015.01.16 -
**[행복한 시]<359> 함석헌-그 사람을 가졌는가**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救命帶)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
2015.01.10 -
**[가슴의 시]오규원-돌멩이와 편지**
돌멩이와 편지 ◇오규원◇ 편지를 한 통 받았습니다 눈송이가 몇 날아온 뒤에 도착했습니다 편지지가 없는 편지입니다 편지봉투가 없는 편지입니다 언제 보냈는지 모르는 편지입니다 발신자도 없는 편지입니다 수신자도 없는 편지입니다 한 마리 새가 날아간 뒤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
2015.01.09 -
**[행복한 시]<358>문태준-맨발**
맨 발 -문태준- 어물전 개조개 한 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 최초..
2015.01.07 -
**[국제시단]전 탁-신년휘호(新年揮毫)**
신년휘호(新年揮毫) ◇전탁◇ 동(東)에 하나 서(西)에 하나 해와 달 걸어 놓고 저 하늘 선지(宣紙)에다 사해(四海) 물로 먹을 갈고 십방공(十方空) 묵객(墨客) 다 불러 모아 일필휘지(一筆揮之) 하려오. ------------------------------------------------------------- ▶전 탁=〈약력〉 전 부산시조시인협회 ..
2015.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