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
**[시있는 아침]함민복-명함**
명 함 ◈함민복◈ 새들의 명함은 울음소리다 경계의 명함은 군인이다 길의 명함은 이정표다 돌의 명함은 침묵이다 꽃의 명함은 향기다 자본주의의 명함은 지폐다 명함의 명함은 존재의 외로움이다 -------------------------------------------------------------- ▶함민복=(1962~ )충북 중원에서 출생. 1989..
2016.04.21 -
**[시있는 아침]임보-오빠가 되고 싶다**
오빠가 되고 싶다 ◈임 보◈ 나팔바지에 찢어진 학생모 눌러 쓰고 휘파람 불며 하릴없이 골목을 오르내리던 고등학교 2학년쯤의 오빠가 다시 되고 싶다 네거리 빵집에서 곰보빵을 앞에 놓고 끝도 없는 너의 수다를 들으며 들으며 푸른 눈썹 밑 반짝이는 눈동자에 빠지고 싶다 (…) 토요일..
2016.04.20 -
**[시있는 아침]김주완-디딤돌**
디딤돌 ◈김주완◈ 저 방, 들고 나는 자 누구든 나를 밟고 드나드시라 나는 침묵하는 받듦이니 참으로 밟을 자만 밟을 것이라 --------------------------------------------------------------- ▶김주완=(1949~) 경북 왜관 출생 구상 시인 추천으로 1984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 시집 ‘구름꽃’ ‘어머니’ ..
2016.04.19 -
**[시있는 아침]이문재-푸른 곰팡이**
푸른 곰팡이 ◈이문재◈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을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고요 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 가운..
2016.04.18 -
**[시있는 아침]석연경-나는 아침에게 젖을 물린다**
Jacqueline du Pre - Cello 나는 아침에게 젖을 물린다 ◈석연경◈ 봄빛으로 당신은 내게 옵니다 홰친홰친 붕붕대며 봄 말을 걸고 욜랑욜랑 나폴거리며 봄 춤을 춥니다 흡사 향긋한 바람입니다 나는 순해지고 부드러워지고 아름다워져서 열락의 가슴 드러내고 천지에 초유를 먹입니다 미리내 ..
2016.04.18 -
**[시있는 아침]T S 엘리엇-황무지**
황무지 ◈T S 엘리엇◈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낳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휘젓는다. 겨울엔 오히려 따뜻했지,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에 약간의 생명을 대주었지. 슈타른베르크 호수를 건너 한바탕의 소나기와 함께, 갑자기 ..
2016.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