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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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이제하-김영랑, 조두남, 모란, 동백**
조영남-모란동백 김영랑, 조두남, 모란, 동백 ◈이제하◈ 모란은 벌써 지고 없는데 먼 산에 뻐꾸기 울면 상냥한 얼굴 모란 아가씨 꿈속에 찾아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파라, 나 어느 변방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나무 그늘에 고요히 고요히 잠든다 해도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
2016.04.18 -
**[시있는 아침]권혁재-목계(木鷄)**
목계(木鷄) ◈권혁재◈ 단 한 번의 울음으로 당신 심장을 멎게 할 것 같아 횃대에 오르지 않는 닭 바람이 든 나무의 기억 때문에 펴지지 않는 날개가 자꾸만 푸드득거린다 독수리처럼 홰를 치고 싶은 본능이 하늘을 향할 때마다 울 수 없는 언어들이 목젖에 잠긴다 죽도록 날아가는 빈 날..
2016.04.18 -
**[시있는 아침]김수영-거미**
Dolannes Melody (도란의 미소) - Jean Claude Borelly 거 미 -김수영-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
2016.04.16 -
**[시있는 아침]김영태-오리**
오 리 -김영태- 오리가 가고 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달도 어정쩡한데 남빛 치마를 두른 오리가 물살 따라 가고 있다 오리는 주둥이가 빨갛게 벗겨진 우리 새끼들 같다 우리 새끼들은 하늘 개인 날에 오종종 물에 뜨는 게 춥다 저만치 비껴 서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달도 사위어..
2016.04.16 -
**[시있는 아침]황동규-방파제 끝**
방파제 끝 ◈황동규◈ 언젠가 마음 더 챙기지 말고 꺼내놓을 자리는 방파제 끝이 되리. 앞에 노는 섬도 없고 헤픈 구름장도 없는 곳. 오가는 배 두어 척 제 갈 데로 가고 물 자국만 잠시 눈 깜박이며 출렁이다 지워지는 곳. 동해안 어느 조그만 어항 소금기 질척한 골목을 지나 생선들 함께..
2016.04.12 -
**[시가 있는 아침]권혁웅-동물의 왕국1**
동물의 왕국 1 ◈권혁웅◈ 소가 트림의 왕이자 이산화탄소 발생기라면 이 동물은 방귀의 왕이자 암모니아 발생기입니다 넓은 거실에 서식하면서 점점 소파를 닮아가고 있죠 중추신경은 리모컨을 거쳐 TV에 가늘게 이어져 있습니다 배꼽에 땅콩을 모아두고 하나씩 까먹는 습성이 있는데 ..
2016.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