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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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있는 아침]김일영-직박구리의 선물**
직박구리의 선물 ◇김일영◇ 이른 아침, 숲 아래 있는 내 방 근처가 시끄럽다 직박구리 한 마리 무엇인가 물고 시끄럽다 먼 곳에서 보내온 장난감을 친구에게 자랑하듯 소나무에 앉았다가 전선에 앉았다가 아침이 새의 활기로 어수선하다 한 마리는 전봇대에 앉아 부산한 자기 짝을 점잖..
2014.08.16 -
**[시있는 아침]구 상-어느 친구**
어느 친구 ◎구 상◎ 주일(일요일)마다 명동 성당엘 가면 초입 언덕에 구걸상자를 앞에 놓고 뇌성마비로 전신이 비틀린 그 친구가 앉아 있다. (…) 나하고는 그 언제부터인지 아주 낯익고 친숙해져서 내가 언덕을 오를 양이면 멀리서부터 혀꼬부라진 소리를 지르곤 한다. (…) 나는 장궤틀..
2014.08.14 -
**[시있는 아침]김기택-커다란 나무**
커다란 나무 ○김기택○ 나뭇가지들이 갈라진다 몸통에서 올라오는 살을 찢으며 갈라진다 갈라진 자리에서 구불구불 기어 나오며 갈라진다 이글이글 불꽃 모양으로 휘어지며 갈라진다 나무 위에 자라는 또 다른 나무처럼 갈라진다 팔다리처럼 손가락 발가락처럼 태어나기 이전부터 이..
2014.08.12 -
**[詩있는 아침]신달자-백지1**
백지1 -신달자- 무쇠같은 분노를 삭이려면 돌덩이 같은 한을 삭이려면 그 곳에 들어가 보세요 들어가도 들어가도 끝이 없는 바닥도 벽도 없이 확 트인 최초의 자연에 정신을 열어 보고 싶다면 백지에 스르르 스며들어서 온 몸이 백지가 되는 황홀을 맛보고 싶다면 세상의 먼지를 깨끗하게..
2014.08.11 -
**[시있는 아침]문봉선-꽃핀다**
Bernward Koch - My Heart 꽃핀다 ◇문봉선◇ 햇살 내려 꽃핀다 오종종 앉은 자리꽃, 꽃핀다 뻔했다, 꽃핀다 불보듯 꽃핀다 불꽃 피듯 꽃핀다 손바닥만한 물웅덩이 해뜬다 고것, 땅따시더니, 달뜬다 이내 살구 나뭇가지 불붙는다 뿜어져 오르는 피 ---------------------------------------------------- ▶문봉..
2014.08.11 -
**[詩있는 아침]강병길-벽지는 나무다**
벽지는 나무다 ◇강병길◇ 벽지는 색이 바래는 것이 아니다 자기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다 뿌리와 잎을 지녔던 나무였다고 보여주는 것이다 안개와 비를 맞는 숲에서 새와 짐승들의 산에서 살아있고 싶은 것이다 그늘에 갇혀 그늘을 만들지 못하는 나무는 나무가 아니라고 고육을 짜내..
2014.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