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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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있는 아침]김승희-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김승희-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트리지 않는 사람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끊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 가장 서러운 ..
2014.08.07 -
**[詩있는 아침]최승호-텅 빈 우편함**
텅 빈 우편함 -최승호- 가재가 우편함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빌라 계단을 올라가다가 고개를 돌려 다시 계단을 내려왔다. 검은 줄무늬 소인 찍힌 백칠십 원짜리 우표 속의 가재, 두 집게발을 엉성하게 어정쩡하게 바닥에 내려놓고 곁눈질하는 가재여, 모처럼 고향에서 편지를 보냈구나..
2014.08.05 -
**[시있는 아침]채인숙-숨어있는 웃음**
숨어있는 웃음 -채인숙- 소리내어 울고 싶거들랑 그렇게 하렴 울음이 그치질 않던 새싹이 올라와 귀엽게 웃어주지 않던 아직도 눈물이 흐르더냐 소낙비가 대신 시원히 내려주지 않던 울음이 그치질 않더냐 가을바람에 낙엽이 대신 떨어져 주지 않던 아직도 눈물이 남아 있더냐 눈내려 아..
2014.08.04 -
**[詩있는 아침]이가림-둥그런 잠**
둥그런 잠 -이가림- 오동꽃 저 혼자 피었다가 오동꽃 저 혼자 지는 마을(…) 버려진 옛집 마당에 서서 새삼스레 바라보는 아득한 조상들의 뒷동산 어릴 적 어머니의 젖무덤 같은 봉분 두 개 붕긋이 솟아 있다 저 아늑한 골짜기에 파묻혀(…) 연한 뽕잎 배불리 먹은 누에처럼 둥그렇게..
2014.08.04 -
**[詩있는 아침]이제인-비 가(悲歌)**
비 가 (悲歌) -이제인- 너를 안았던 손으로 다시 너의 마지막 길을 수습한다 일상처럼 너의 겉옷을 벗기고 피 묻은 속바지를 벗긴다 (…) 첫날밤 그 떨리는 손길로 나를 향한 너의 미소도, 기도 소리도 너와 나의 못 다한 고백마저도 차곡차곡 접어 노잣돈으로 네 손에 꼭 쥐어준다 (…) 나..
2014.08.02 -
**[詩있는 아침]조창환-결에 관하여**
결에 관하여 ○조창환○ 나무에만 결이 있는 게 아니라 돌에도 결이 있는 걸 알고 난 후 오래된 비석을 보면 손으로 쓰다듬는 버릇이 생겼다 돌의 결에 맞추어 잘 쪼아낸 글씨를 보면 돌을 파서 글자를 새긴 것이 아니라 글자를 끌어안고 돌의 결이 몸부림 친 흔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
2014.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