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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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있는 아침]정현종-방문객**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
2014.07.23 -
**[詩있는 아침]허형만-뒷 굽**
뒷 굽 -허형만- 구두 뒷굽이 닳아 그믐달처럼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수선집 주인이 뒷굽을 뜯어내며 참 오래도 신으셨네요 하는 말이 참 오래도 사시네요 하는 말로 들렸다가 참 오래도 기울어지셨네요 하는 말로 바뀌어 들렸다 수선집 주인이 좌빨이네요 할까봐 겁났고 우빨이네요 할까..
2014.07.22 -
**[詩있는 아침]곽효환-잃어버린 것과 가져온 것**
잃어버린 것과 가져온 것 -곽효환- (…) 차에서 첫걸음을 내디딘 일행에게 땀에 전 남루한 옷차림의 한 작은 소녀가 수줍게 들꽃 한 송이를 내밉니다 구걸이 아닌가 하는 당혹감에 잔뜩 경계심을 풀지 못한 낯선 동양인 사내에게 자신을 닮은 꽃을 건넨 소녀는 이내 등을 돌려 저만치 있는..
2014.07.19 -
**[詩있는 아침]이승하-멍**
멍 -이승하- 그대 목덜미와 손등에 남아 있는 푸른곰팡이 같은 멍을 보았네 파스가 가리지 못한 멍은 매맞던 시간을 반추하고 있을까 멍이 대신해 그대 아팠었다고 말해주고 있네(…) 검붉게 노을 지는 한강을 넋 놓고 보던 그대 눈망울에 서서히 맺히는 물기를 보았네(…) 매맞는 아내들..
2014.07.17 -
**[詩있는 아침]윤효-성(聖) 쓰레기**
Oblivion (망각) - Pablo Ziegler 성(聖) 쓰레기 -윤효- 자기를 버린 사람들에게 자기를 태워 온기로 되돌려 주고는 높다란 굴뚝을 유유히 빠져 나와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하늘을 향해 뭉게뭉게 날아오르는 하얀 영혼을 본다. 어둠이 내리면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위로 떠오..
2014.07.17 -
**[시있는 아침]윤민희-피뢰침**
Le Jardin - Kevin kern 피뢰침 -윤민희- 천둥 번개가 요란한 밤 건물 꼭대기에 뾰족한 쇠꼬챙이 하나 가늘게 홀로 서 있다 암흑을 가르는 빛의 떨림 섬광이 번쩍, 우르르 쾅쾅 천지가 떨고 건물이 소스라칠 때 아무도 모르게 온 몸으로 받아내지 작은 몸을 녹일 듯 훑고 지나가면 아찔하게 내리 ..
2014.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