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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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있는 아침]이태수-나는 왜 예까지 와서**
Estrellita ㅡ Acker Bilk 나는 왜 예까지 와서 ◇이태수◇ 오다가 보니 낯선 바닷가 솔숲입니다 갯바위에 부딪히는 포말을 내려다보는 해송의 침엽들도, 내 마음도 바다빛깔입니다 아득한 수평선 위로 날아가는 괭이갈매기 떼, 마음은 자꾸만 날개를 달지만 몸은 솔숲 아래 마냥 그대로 묶여 ..
2014.07.14 -
**[詩있는 아침]윤성택-아파트나무**
아파트나무 ○윤성택○ 인부들이 몰려와 땅을 파고 아파트를 심은 건 고교 입학 무렵이었다 맨 먼저 커다란 파일이 내려가 지하 깊은 곳에 붉은 뿌리를 박았다 모세혈관 같은 철근들이 묶이고 제법 단단한 각질이 덧대어지기도 했다 시끄러운 소음과 분진을 광합성하며 자고 나면 조금..
2014.07.12 -
**[詩있는 아침]문충성-허물어버린 집**
허물어버린 집 ○문충성○ 허물어 버린 집이 요즘 꿈속에 나타나 온다 할머니 어머니가 사셨다 돌아가시고 나서 허물어버리면 안 될 집을 허물어버렸다 그 할머니 어머니 꿈속에 없어도 그 집이 꿈속에 나타나 온다 대추나무 당유자나무 후피향나무(…) 저 멀리 혀 빼물고 헬레헬레 진돗..
2014.07.11 -
**[詩있는 아침]기형도-엄마 걱정**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2014.07.11 -
**[詩있는 아침]박라연-내 작은 비애**
내 작은 비애 -박라연- 소나무는 굵은 몸통으로 오래 살면 살수록 빛나는 목재가 되고 오이나 호박은 새콤달콤 제 몸이 완성될 때까지만 살며 백합은 제 입김과 제 눈매가 누군가의 어둠을 밀어낼 때까지만 산다는 것 그것을 알고부터 나는 하필 사람으로 태어나 생각이 몸을 지배할 때까..
2014.07.08 -
**[시있는 아침]정순영-낮 잠**
낮 잠 -정순영- 푸르스름한 물 모시 저고리에 안동포 적삼을 입고 남 북향 창을 여니 솔바람 살랑거려 졸음이 안부 산새소리 매미소리 풍경소리 먼 그리움 가물거리는 한여름 꿈자리 뭉게구름위에 눕네. ------------------------------------------------------- ▶정순영=경남 하동출생, 1974년 시전문지 ..
2014.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