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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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김병준-가벼운 농담**
가벼운 농담 ◈김병준◈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날이면 좋겠어 뻐꾸기 울어대는 봄산골이면 좋겠어 마루가 있는 외딴 집이면 좋겠어 명자바람 부는 마당에는 앵두화 속절없이 벙글고 따스한 햇살 홑청처럼 깔린 마루에는 돌쩌귀 맞댄 아랫도리 염불 나고 뼈꾸기 소리인지 곰팡이 슨 목..
2016.11.06 -
**[시있는 아침]C 샌드버그-안개**
안 개 ◈C 샌드버그◈ 안개는 온다 작은 고양이의 발 위로. 조용히 웅크리고 앉아 항구와 도시를 굽어보다가 다시 자리를 옮긴다. -------------------------------------------------------------- ▶C 샌드버그=(1878~1967)미국 일리노이 게일즈버그 미국의 시인·역사학자·소설가·민속학자. 시집 '백정, 연..
2016.11.05 -
**[詩가깃든 삶]유치환-가마귀의 노래**
가마귀의 노래 ◈유치환◈ 내 오늘 병든 짐승처럼 치운 십이월의 벌판으로 호을로 나온 뜻은 스스로 비노(悲怒)하여 갈 곳 없고 나의 심사를 뉘게도 말하지 않으려 함이로다 삭풍(朔風)에 늠렬(凜烈)한 하늘 아래 가마귀떼 날아 앉은 벌은 내버린 나누어 대지는 얼고 초목은 죽고 온갖은 ..
2016.11.05 -
**[가슴의 시조]최오균-시큰한 안녕**
시큰한 안녕 ◈최오균◈ 어릴 적 까치에게 헌 이 주고 얻은 새 이 삼시 세 끼 울력했지, 절구처럼 맷돌처럼 뼈 없는 맹물이라도 곱씹어서 바쳤지. 뿌리째 뽑힌 네가 은쟁반에 모로 누워 물끄러미 바라보니 코허리가 시큰하다 떠나는 네게 할 말이 안녕! 이뿐이라니… 산전수전 다 겪은 노..
2016.11.05 -
**[시있는 아침]황보출-말봉재 고개**
말봉재 고개 ◈황보출◈ 봄나물 하러 밥 한 그릇 삼베 보자기에 싸고 엄마랑 둘이 산으로 갔네. 이 산 저 산 다니면 배가 고파서 냇가로 내려와 두 모녀가 밥을 먹었네. 엄마는 나에게 많이 먹으라 하네. 나는 엄마가 많이 힘드니 엄마가 많이 먹으라고 했네. 산에 있는 배고픈 꽃들이 다들..
2016.11.04 -
**[한편의 시조]김덕남-무쇠솥**
. Childhood Memory 무쇠솥 ◈김덕남◈ 아궁이 앞 꿇은 무릎, 죽은 불씨 살려놓고 '하안 많은 이 세-사아앙' 울 엄만 노래하고 부뚜막 올라앉은 넌 소리 내어 대신 울고 --------------------------------------------------------------- ▶김덕남=1950년 경북 경주 출생 2011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 2010년 공무원..
2016.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