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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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박지웅-어깨너머라는 말은**
어깨너머라는 말은 ◈박지웅◈ 어깨너머라는 말은 얼마나 부드러운가 아무 힘 들이지 않고 문질러보는 어깨너머라는 말 누구도 쫓아내지 않고 쫓겨나지 않는 아주 넓은 말 매달리지도 붙들지도 않고 그저 끔벅끔벅 앉아 있다 훌훌 날아가도 누구 하나 알지 못하는 깃털 같은 말 먼먼 구..
2016.11.18 -
**[詩가깃든 삶]김제현-풍경**
풍 경 ◈김제현◈ 뎅그렁 바람따라 풍경이 웁니다. 그것은,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일 뿐, 아무도 그 마음 속 깊은 적막을 알지 못합니다. 만등(卍燈)이 꺼진 산에 풍경이 웁니다. 비어서 오히려 넘치는 무상(無上)의 별빛. 아, 쇠도 혼자서 우는 아픔이 있나 봅니다. ----------------------------..
2016.11.18 -
**[한편의 시조]우아지-곶감**
곶 감 ◈우아지◈ 제 속살로 옷 짓는 게 가을 곶감 아니던가 순한 살결 굳은살로 더 깊은 속 감싼다 달달한 아픔의 수위 사랑도 그런 거지 -------------------------------------------------------------- ▶우아지=경남 함양 출생 인제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졸업 《현대시조》(1993),《문학도시..
2016.11.17 -
**[시있는 아침]김금용-완전범죄**
완전범죄 ◈김금용◈ 청둥오리 한 마리가 호수에 빠진 하늘을 밀며 간다 푸른 동아줄을 목에 매고 삼각형으로 물길을 쪼갠다 물살은 쫓아가며 재빠르게 부서진 하늘과 흰 구름을 거둬 낸다 붉은 잉어가 못 본 척 물밑으로 숨어든다 ---------------------------------------------------------------- ▶김..
2016.11.16 -
**[시있는 아침]최금녀-네모 확인**
네모 확인 ◈최금녀◈ 지리산에서 날아온 눈 소식 한 컷 폭설로 길을 잃어버린 얼간이 새가 눈 속에 빠뜨리고 간 여린 알 산수유 열매가 저 혼자 눈 속에서 부화하는 이 겨울 지리산에서 보내온 눈 소식 한 컷 ------------------------------------------------------------- ▶최금녀=(1939~ )1998년 《문예운..
2016.11.15 -
**[詩가깃든 삶]김광섭-아내**
아 내 ◈김광섭◈ 손이 제일 더럽다면서 씻고 들어가 방 한 구석을 지키며 한 집을 세워 나가던 사람 늦 이삭 이지만 막 주우려는데 인술의 칼끝에 숨통이 찔렸던가 눈 뜨고 마지막 한 마디 없이 가니 보이는 데마다 비고 눈물이 고여 이 봄 다하도록 꽃 한 송이 못 봤네. -----------------------..
2016.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