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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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깃든 삶]박목월-밥상 앞에서**
밥상 앞에서 ◈박목월◈ 나는 우리 신규가 젤 예뻐. 아암, 문규도 예쁘지. 밥 많이 먹는 애가 아버진 젤 예뻐. 낼은 아빠 돈 벌어가지고 이만큼 선물을 사갖고 오마. 이만큼 벌린 팔에 한 아름 비가 변한 눈 오는 공간. 무슨 짓으로 돈을 벌까. 그것은 내일에 걱정할 일. 이만큼 벌린 팔에 한..
2016.11.25 -
**[시있는 아침]조원-두 개의 입술**
Beloved - Michael Hoppe 두 개의 입술 ◈조 원◈ 바람이 나무에게 말하고 싶을 때 나무가 바람에게 말하고 싶을 때 서로의 입술을 포갠다 바람은 푸르고 멍든 잎사귀에 혀를 들이밀고 침 발라 새긴 말들을 핥아준다 때로는 울음도 문장이다 바람의 눈물을 받아 적느라 나무는 가지를 뻗어 하늘 ..
2016.11.24 -
**[시있는 아침]주용일-세한도**
세한도 ◈주용일◈ 고독해 본 사람은 안다 삶이 제 몸 속에 제 이빨 박아 넣는 일이라는 것을 흙벽에 걸린 양파가 제 살 속에 흰 뿌리를 밀어 넣어 푸른 목숨을 부촉하는 겨울 빈들에 눈이 내리고 칼바람이 분다 고독이란 제 자리에서 꿈쩍할 수 없는 요지부동의 형벌이어서 적막한 사방..
2016.11.23 -
**[시있는 아침]왕유-대숲에서**
대숲에서 ◈왕 유◈ 어둠이 깃든 대숲에 홀로 앉아서 거문고 줄 튕기며 휘파람 부네 이 숲의 주민들은 알지 못하리 밝은 달이 찾아와서 비춰주고 있음을 -------------------------------------------------------------- ▶왕유=(王維·701~761)山西省 汾陽 출신 중국 당 시대의 화가, 산수화의 수묵선염법을 ..
2016.11.22 -
**[시있는 아침]육근상-가을비**
가을비 ◈육근상◈ 너무 어릴 적 배운 가난이라서 지금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이제는 더 늙을 것도 없이 뼈만 남은 빈털뱅이 아버지가 어디서 그렇게 많이 드셨는지 붉게 물든 옷자락 흩날리며 내 옆자리 슬그머니 오시어 두 손 그러쥐고 우십니다 산등성이 내려온 풀여치로 우십..
2016.11.21 -
**[가슴의 시조]조종현-파고다의 열원**
파고다의 열원 ◈조종현◈ 5 구름도 머흘어라 저도 동동 못 뜨는가 맑은 한강인들 굽이쳐 흐르겠나 들볶인 겨레 숨소리 삼각산도 목을 놓고 6 연화 극락도 내사 정말 못 가겠다 더구나 요단강을 내가 건널 턱이 있나 티끌에 싸이고 싸여 이 겨레와 같이하리 7 눈보라 비바람에 알몸이 드러..
2016.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