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가슴의― 詩(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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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의 시]도광의-반나절 봄**
반나절 봄 / 도광의 소리, 파시, 미카 이름을 가진 기차 아지랑이 언덕 넘는 반나절 봄이 있다 KTX가 서울서 부산까지 왔다 갔다 해도 시간이 남는 반나절 봄이 있다 버들가지 물 위에 졸고, 풀밭에 늘펀히 앉아 쉬는 반나절 봄이 있다 고운 나이에 세상 등진 외사촌 동생 순자 생각나는 반..
2013.05.10 -
**[국제시단]서화성-독수리오형제 탈출기**
독수리오형제 탈출기 / 서화성 물감을 칠한 파란 하늘과 맞닿은 그곳은 우주를 등진 바위들이 송곳처럼 하늘을 찌른다 단지 앞만 보고 가야 한다는 늙은 할미꽃처럼 덕지덕지 절벽에 매달려 있다 한참 죽을 힘을 다해 반 보씩 걸어보지만 십이 계단을 올라가듯 세상에서 벗어나자 밧줄 ..
2013.05.06 -
**[가슴의 시]메리 올리버-아침 산책**
아침 산책 / 메리 올리버 감사를 뜻하는 말들은 많다. 그저 속삭일 수밖에 없는 말들. 아니면 노래할 수밖에 없는 말들. 딱새는 울음으로 감사를 전한다. 뱀은 뱅글뱅글 돌고 비버는 연못 위에서 꼬리를 친다. 솔숲의 사슴은 발을 구른다. 황금방울새는 눈부시게 빛나며 날아오른다. 사람..
2013.05.02 -
**[국제시단]김수우-동백의 호흡**
Vali Raoufi - Golden dreams 동백의 호흡 / 김수우 푸른 물마루가 입으로 들어간다 남항대교가 물뱀처럼 기도로 넘어간다 오가는 통선들 허파 속으로 흘러간다 봉래산 기슭 산벚꽃이 핏줄 속으로 번져간다 가슴팍이 부풀어오른다 봉래산 송전탑을 게워낸다 수런거리는 통선들 아홉 척이나 풀어..
2013.04.29 -
**[가슴의 시]이성부-봄**
봄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
2013.04.26 -
**[국제시단]김영미-꽃기도문**
꽃기도문 / 김영미 사람의 기도문 사랑의 기도문 이제 내겐 효험이 없습니다 민들레야 엉겅퀴야 사랑초야 꽃이름을 부르며 기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민들레야 엉겅퀴야 사랑초야 살아가는 일과 사람을 사랑하는 일로 나는 나날이 선한 마음을 잃어갑니다 해국에게는 해국의 기도문을 ..
2013.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