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아침의― 詩(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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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김혜영-향수 냄새가 번졌다**
향수 냄새가 번졌다 ♡김혜영♡ 1 앞집 여자는 비서처럼 키가 늘씬하다 향수냄새가 골목길에 번졌다 그녀는 프라다 핸드백을 새로 장만했다 구두는 구찌 목걸이는 샤넬 아이는 없다 여름휴가는 미국으로 대문 앞에 누워 뒹구는 코리아 헤럴드 다른 시대를 사는 나비들 날렵하게 매끈하..
2014.03.18 -
**[아침의 시]윤임수-탑리 오층석탑-**
탑리 오층석탑 -윤임수- 땅과 하늘을 받들어 서 있는 탑리 오층석탑에 가서 낮잠 한번 자고 싶다 명자나무 붉은 꽃이 따순 햇살에 환하고 탑리여중 순진한 소녀들이 단발머리를 자꾸 매만지며 철없이 깔깔거리고 있을 때면 좋겠다 우보 어디쯤 지나고 있을 발걸음 느린 화물열차가 곤한 ..
2014.03.14 -
**[아침의 시]임영석-받아쓰기**
받아쓰기 -임영석- 내가 아무리 받아쓰기를 잘 해도 그것은 상식의 선을 넘지 않는다 백일홍을 받아쓴다고 백일홍꽃을 다 받아쓰는 것은 아니다 사랑을 받아쓴다고 사랑을 모두 받아쓰는 것은 아니다 받아쓴다는 것은 말을 그대로 따라 쓰는 것일 뿐, 나는 말의 참뜻을 받아쓰지 못한다 (..
2014.03.12 -
**[아침의 시]이상개-집이 사람을 만든다**
집이 사람을 만든다 -이상개- 절망도 보석처럼 닦아내는 그런 집을 아시나요? 사는 게 죄가 될 수 없듯이 집 없는 설움은 오히려 사치랍니다 한때는 재산목록 1호 였던 집 보증이나 담보로 주인을 포박하고 고개 숙인 남자들을 거느리고 대명천지 당당하게 버티고 섰던 오호 통재라! 집이 ..
2014.02.28 -
**[아침의 시]장옥관-백김치**
백김치 -장옥관- 시린 속살의 절인 배추와 파릇한 속청, 살얼음 낀 곰삭은 국물은 갓서른에 삼남매의 홀어미가 된 내 처 형의 화장기 없는 무명 속곳이다 마늘·달래·무릇· 김장파·실파·의 오훈채가 들어가지 않은 절 음식은 이미 고사리과의 목록, 젓갈에 길든 입맛에는 맞지 않겠..
2014.01.22 -
**[아침의 시]고두현-진미 생태찌개**
진미 생태찌개 -고두현- 마포 용강동 옛 창비 건물 맞은편에 진미 생태찌개집이 있는데요 일일이 낚시로 잡아 최고 신선한 생태만 쓴다는 술 마신 다음날 그 집에 사람들 모시고 가면 자리 없어 한 시간쯤 기다렸다 먹기도 하는데요 한 사람은 거참 좋다 감탄사를 연발하고 또 한 사람은 ..
2014.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