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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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바스코 포파-숨바꼭질**
숨바꼭질 ◈바스코 포파◈ 누군가 다른 사람을 피해 숨는다 그의 혀 밑에 숨는다 다른 이가 그를 땅 밑에서 찾는다 그는 그의 이마 위에 숨는다 다른 이가 그를 하늘에서 찾는다 그는 자신의 망각 속으로 숨는다 다른 이가 그를 풀밭 속에서 찾는다 그를 찾는 것이 보인다 그가 ..
2016.10.19 -
**[시있는 아침]김진돈-꽃, 점點**
꽃, 점點 ◈김진돈◈ 동백은 빈틈없이 꽃잎 포개고 드디어 온점點이 된다 바닥에 점點을 찍어 그대로 통꽃이다 절벽이 동백을 받아준다 어느 날 절벽 끝에 선 한 사내처럼 고요한 점이 절벽보다 깊다 -------------------------------------------------------------- ▶김진돈=(1960~ ) 2001년 월간『수필문학..
2016.10.16 -
**[시있는 아침]전영관-분갈이**
분갈이 ◈전영관◈ 뿌리가 흙을 파고드는 속도로 내가 당신을 만진다면 흙이 그랬던 것처럼 당신도 놀라지 않겠지 느리지만 한 번 움켜쥐면 죽어도 놓지 않는 사랑 --------------------------------------------------------------- ▶전영관=(1961∼)충남 청양 출생 2007년 하동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
2016.10.16 -
**[시있는 아침]에밀리 디킨슨-성공**
성 공 ◈에밀리 디킨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에게 성공은 가장 달콤한 것이다. 꽃의 꿀맛을 알려면 가장 쓰라린 결핍이 필요하다. 오늘 승리의 깃발을 든 홍포(紅布) 옷을 입은 주인공들은 아무도 승리의 의미를 분명하게 정의할 수 없다 자신의 금지된 귀에 멀리서 울려 퍼지..
2016.10.11 -
**[시있는 아침]송재학-적막한 사람**
적막한 사람 ◈송재학◈ 편지는 자기를 완전히 적시는 비, 자기중심적인 절망, 자기중심적인 기쁨에 넘쳐서 머리맡 백열등은 내내 환하고 늦게 듣는 음악으로 눈 쌓인다 불을 거쳐 온 한 줄기 겨울 강 지켜보면 불안의 물이끼, 불면의 고기떼 모여 있고 오래 김형의 풍경 일부가 떠내려왔..
2016.10.11 -
**[시있는 아침]안원찬-법고**
우렁찬 법고소리 법 고 ◈안원찬◈ 천오백 년 전 화엄사에 끌려왔다는 암소와 수소 한 울음이 한 울음을 껴안고 운다 새 아침과 헌 오후 두 차례 매 맞으며 운다 ------------------------------------------------------------- ▶안원찬=(1953~ )아호 회헌(檜軒) 강원 홍천 출생 <오늘의문학>으로 등단 시..
201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