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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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있는 아침]강우식-생선 한 마리**
물소리 바람소리 생선 한 마리 ◈강우식◈ 어디서 인연이 닿았는지 부두에서 만난 뒷짐 진 스님의 손에는 생선 한 마리가 쥐어져 있었다. 죄가 업이라면 아예 줍지를 말지. 부라퀴같이 움키고는 왜 뒤로 감추는 걸까. (…) 시정 바닥의 비린내 죄 있어 사는 스님이구나. 죄 없으면 어이 도..
2016.09.21 -
**[시있는 아침]박진규-화엄사 중소(中沼)**
명상곡-물소리 바람소리 화엄사 중소(中沼) ◈박진규◈ 갈겨니는 계속 물빛이어서 계곡이 아무리 유리알처럼 투명하여도 자신은 감쪽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하루 종일 내려다보고 있는 늙은 상수리나무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잠시도 가만있지 않고 물속을 헤집고 다니..
2016.09.19 -
**[시있는 아침]매슈 아널드-낙담**
낙 담 ◈매슈 아널드◈ 삶의 차가운 바다 위에 쏟아지는 별들처럼 끝없이 작렬하며 비처럼 내리는 사상들, 다른 이들은 알거나 알고 있다고 말하는데─ 그런 사상들은 나를 위해 한 번도 비친 적이 없지. 사상들은 마치 섬광처럼 내 영혼의 하늘을 비추지만, 계속 남아 있지는 않을 것이..
2016.09.15 -
**[시가 있는 아침]16-0913 김연필-광장**
광 장 ◈김연필◈ 나의 문법으로 걸음을 걸어 본다. 나의 문법에서 나오는 걸음을 바라본다. 나의 문법은 나처럼 천천히 걷는다. 나의 문법은 나처럼 흔들리며 걷는다. 나의 문법의 걸음을 조용히 따라가 본다. 나는 지금 나의 문법을 따라가고 있고 나는 지금 나의 문법을 상상하고 있다...
2016.09.13 -
**[시있는 아침]최도선-수중 우체국으로 보내는 편지**
수중 우체국으로 보내는 편지 ◈최도선◈ 오늘은 나붓나붓 눈이 온다고 편지를 쓰리 멧새가 쫑쫑 언 땅을 쪼다갔노라고 쓰리 꽁꽁 언 논 위에서 썰매를 지치는 아이들이 있다고도 쓰리라 붉은 동백꽃은 산호색보다 더 예쁘다고도 써서 남태평양 바누아투 섬 가까운 산호해에 있는 수중 ..
2016.09.11 -
**[시있는 아침]박무웅-비로소 꽃**
비로소 꽃 ◈박무웅◈ 그 꽃이 보이지 않는다 봉황천변, 흐드러지게 피어 있던 흰 불꽃 나는 그 주인 없는 땅을 차지한 흰 꽃 무리의 지주(地主)가 좋았다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마음껏 꽃 세상을 만들어내던 개망초꽃 있어도 보이지 않고 보여도 다가오지 않던 그 꽃, 개망초꽃 (…) 거기..
2016.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