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싶은詩(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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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희-권주가**
권주가 ○박경희○ 노인정에서 소주 두 병에 버선 벗어젖힌 구십 다 된 할매 두 분이 이년, 저년, 사발년 찾다가 아배 찾으러 온 나를 붙잡아놓고 소주 한 잔 따라주며 노래 한 가락 뽑아보란다 술 못한다고, 마시면 온몸에 불이 난다고 재차 밀치자, 글 쓰면 술도 마실 줄 알아야지, 어데..
2020.01.22 -
**이규보-논시(論詩 李奎報)**
명상음악-마음의 눈 논시 (論詩) 作詩尤所難(작시우소난) 시를 짓기가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語意得雙美(어의득쌍미) 말과 뜻이 함께 아름다워야 해서이네 含蓄意苟深(함축의구심) 함축된 뜻이 진실로 깊어야 咀嚼味愈粹(저작미유수) 음미할수록 맛이 더욱 깊다네 意立語不圓(의립어부..
2020.01.21 -
**이영춘-고(孤)**
고(孤) 중심에서 뚝 떨어져 가는 기러기 한 마리 허공의 무게로 날개를 젓는다 맨홀 한 쪽 각도가 기우뚱 기우러지듯 어둠이 그의 날개를 고요히 접는다 허공, 깊은 허기다 ― 이영춘(1942~ ) --------------------------------------------------------------------------------------------------------------- 기러기는 겨..
2020.01.20 -
**박정만-보리 개떡**
보리 개떡 ㅡ박정만ㅡ 앞산의 푸른빛도 언필칭 기울어 갈 때 늦은 저녁잠을 슬쩍 달래어 가마솥에 댓바리로 쪄 주던 보리 개떡 멍석 옆의 모깃불도 꺼져 버리고 하늘엔 그녘 땅의 별빛만 총총하게 미리내 건너가는 다리를 놓았었지만 어머니와 나는 맞받이로 앉아서 맞은바래기로 하늘..
2020.01.19 -
**[월요일의 詩]육유-야인과 영웅의 삶**
야인과 영웅의 삶 ◈육 유◈ 저녁 어스름 연기 나는 그곳에 집을 짓고 티끌 만한 세속의 일도 상관하지 않으리 좋은 술 다 따라 마신 뒤 대밭에 들어 '황정경`을 읽고 드러누워 산을 보네 유유자적하기를 탐내다 보니 쇠잔해지든 말든 상관하지 않네 가는 곳마다 활짝 웃으면 또 어떠리 하..
2016.11.30 -
**[수요일의 詩]신현정-경계**
경 계 ◈신현정◈ 나, 해태상의 머리 위로 뛰어올라 나는 모든 것의 경계에 섰노라 하고 외쳐보려고 한다 해태의 눈을 하고 이빨을 꽝꽝꽝 내보이며 뿔을 나부끼며 경계가 여기 있노라 연신 절을 하려고 한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히 가십시오. ------------------------------------------------------------..
2016.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