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가슴의― 詩(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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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단]박춘석-집**
집 / 박춘석 지금은 화분의 가능성입니다. 때가 되어 장미가 오면 장미가 되겠지요. 겨울이 오면 겨울이 되겠지요. 사람이 외출을 거두고 집이 되는 계절에 장미도 꽃을 거두었습니다. 나와 장미는 허락된 외출을 다 썼습니다. 집은 겨울이 되었습니다. 집은 사람의 얼굴과 장미의 꽃과 겨..
2013.11.18 -
**[맛있는 시]조정권-빗소리**
빗소리 -조정권- 밤잠 없는 손님처럼 수수밭에서 가는 실 말리는 바람소리 수수 잎에 민박하면 좋겠네. 수수밭 밟고 지나가는 몇 가닥 빗소리 수수껍데기 밟고 가는 바람소리 내 안으로 들이치면 좋겠네. 무한대허로 내 귀때기 끌고 가 가느다란 실에 매달아놓은 밤비소리 창문틀 떨어져..
2013.11.16 -
**[가슴의 시]고찬규-晩 鐘**
晩 鐘 -고찬규- 구부린 등은 종이었다 해질녘, 구겨진 빛을 펼치는 종소리를 듣는다. 한 가닥 햇빛이 소중해지는 진펄밭 썰물 때면 패인 상처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호밋날로 캐내는, 한 생애 쪼그린 아낙의 등 뒤로 끄덕이며 끄덕이며 나귀처럼 고개 숙이는 햇살 어둠이 찾아오면, 소리없..
2013.11.13 -
**[국제시단]전명숙-은행나무 7번길**
은행나무 7번길 / 전명숙 국민은행 앞, 횡단보도 옆, 하염없이 서 있는 키 큰 사내 태풍이 불어와도 끄덕 않더니 어느 깊은 가을날 문득, 기다리는 건 결코 오지 않는다는 걸 알아버렸나 하룻밤 새 백발이 되었다는 사람처럼 맥없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네 파르르 파르르 떨며 상상 속 ..
2013.11.11 -
**[맛있는 시]장옥관-파 도**
파 도 -장옥관- 복숭아 씨앗 속에 숨은 도두桃두 한 마리 이리 꿈틀 저리 꿈틀 대륙의 산맥이 수축하고 팽창한다 -장옥관 '파도'('유심' 12월호·2010)- --------------------------------------------------------- ▶장옥관 시인=1955년 경북 선산에서 출생. 1987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시집으로 『황금 ..
2013.11.08 -
**[국제시단]박옥위-틀 니**
틀 니 / 박옥위 하얀 이로 웃으시는 어머니의 쪽 고른 이 잃어버린 것이 어찌 꿈만 하실란가 참맛이 그리운 날들 대강대강 건너신 길 .................................................................................................................... ▶박옥위=부산 출생. 1983년 '현대문학' '시조문학' 동시 천료. 시..
2013.11.04